시몇편 103

*나폴레옹 손

나폴레옹 孫 한승필 월남 지원으로 맹호가 되어 안케 작전에서 청춘이 박살 난 朴가 성 쓰다 孫가 성을 되찾은 옆집 고참 선배는 800원짜리 나폴레옹을 청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다녔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알프스를 넘었지만 위스킨지 코냑인지 손바닥만 한 술 한 병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던 하사 계급 전투수당 박통에게 날리고 홧김에 남의 소 궁둥이에 칼을 꽂은 손형은 얼마 뒤 인천에서 칭다오를 오가며 식품 무역하다 I,M,F로 부도났다는 나 역시 직행버스(막걸리에 소주를 탄 술)에 찌들어 한강의 기적을 넘지 못했던 그래도 궁색한 그 시절에 나폴레옹 주둥이가 입에서 떠나지 않던 손 선배가 무척이나 부러웠다, 아, 위대한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여 시월 유신의 쪼다 나폴레옹 孫이여

시몇편 2020.02.15

*모둠회

모둠회 한승필 회는 바닷가 횟집에서 활어를 직접 떠야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 내 입이 전한 맛은 갈치나 고등어는 몰라도 하룻밤 지나 숙성된 회가 더 깊은 맛을 내던데 참치회는 아니지만 마산 수산시장 수진이 엄마에게 전화 한 통이면 모둠회가 다음 날에 택배로 날라오는 가족끼리 방바닥에 빙 둘러앉아 큰 양푼에 미나리 오이채 초장으로 비벼서 숟갈 뜨기로 볼이 미어지라 회 처먹어야 회 맛이다 회는 싸구려 잡어 맛이 최고다

시몇편 2020.02.1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