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
*낙화

글사냥필 2020. 7. 15. 20:42

落花

 

 한승필

 

가을바람에만 꽃이 질까,

봄바람에도 꽃은 피고 지더라

한번 진 꽃이 다시 필리 없지만

흘러간 꽃잎은 물살을 거슬러 돌아오지 않고

지나가는 바람에  마음만 어수선한,

임아, 그대는 지는 꽃 보지 마라

차라리 눈을 감고 돌아서라

심학규 눈을 뜨듯

천상의 꽃봉오리 滿開하는 날

하늘로 오르는 꽃향기 따라

너도 가고 나도 가는

임아, 낙화하는 것이 어찌 꽃뿐이랴

어느 항구 작은 포구에라도

한 가닥 희망의 닻줄을 걸 수 있다면

떠나가는 뱃전에 부서지는 근심일랑

더는,

더는 띄우지 말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