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보약
글사냥필
2020. 11. 15. 07:01
보약
한승필
보약을 모르고 살아왔지만
좀 더 오래 살고 싶은 바램으로
누가 몸에 좋다는 보약 얘기를 하면
눈이 번쩍
두 귀가 솔깃해진다
약효를 알려면
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봐야 알겠지만
결론은 오래오래 장수하겠다는 말인데
갈대처럼 흔들리는 간사한 마음은
짧고 굵은 것보다
바지랑대만큼 긴 것이 좋아
실처럼 기다랗게 살다 가고 싶은 거다
땅을 밟은 두 다리 짱짱하다면
이번 가을 가기 전
보약 한재 달여 먹어야겠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