멍게 한 접시
한승필
충무 사돈 병문안 길이 당일치기라
동호동 명물 모둠회 한 접시 맛도 못 보고 왔다
몇 해만이었더라,
갑자기 옛 소녀의 우둘투둘한 여드름이 생각나
무심코 동네 마트에서 산 멍게 그 여자의 얼굴 같다
굴회며 미더덕도 씹는 향기가 그만이지만
충무 멍게 비빔밥은 아니더라도
껄끄럽고 쓰기만한 맛일 줄 알겠지만
초장에 찍어 먹는 멍게회 맛
충무 처녀 볼살처럼
그럴듯해 부드럽고 달달하게 넘어간다
다시 생각해도
멍게껍질 같은 충무 처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