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
*멍게 한 접시

글사냥필 2020. 3. 22. 18:05

 


 

멍게 한 접시

 

  한승필

 

충무 사돈 병문안 길이 당일치기라

동호동 명물 모둠회 한 접시 맛도 못 보고 왔다

몇 해만이었더라,

갑자기 옛 소녀의 우둘투둘한 여드름이 생각나

무심코 동네 마트에서 산 멍게 그 여자의 얼굴 같다

굴회며 미더덕도 씹는 향기가 그만이지만

충무 멍게 비빔밥은 아니더라도

껄끄럽고 쓰기만한 맛일 줄 알겠지만

초장에 찍어 먹는 멍게회 맛

충무 처녀 볼살처럼

그럴듯해 부드럽고 달달하게 넘어간다

 

다시 생각해도

멍게껍질 같은 충무 처녀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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