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고독
한승필
남도의 섬들은 하늘이 푸른 날에도
후줄근히 가랑비에 젖고있다.
물길을 따라서 양식(養殖)되는 삶 뒤로
누가 세월을 비껴가라 했던가,
뱃고동 소리에 깊어지는 밤
포구에 찾아든 목선 한 척
등대의 손짓 없이 닻을 내린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