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
편지

글사냥필 2019. 7. 7. 18:41

 

 

 

 

 

*편지

 

  한승필

 

바다에서 長文의 편지를 쓴다

물결이 자꾸만 글자들을 지운다

머릿속 생각들이 수평선에 걸린 듯

노을 속에서 꽃물결로 넘실댄다

 

먼 나라로 흘러가는 나의 돛배여

모래 위의 고백은 잔물결에 부서지고

진심을 외면한 너의 냉소에

각혈로 쓴 편지마저

차라리 바다 위에 내던지고 말았던

 

가슴에 쓴

깨알 같은 글씨들만

물에 젖고 있었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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