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몇편

임하댐에서

글사냥필 2019. 12. 10. 22:29



임하댐에서


 한승필

 

언제였던가

슬픔 한자락 깔아 놓고 떠나온

가슴에 담아둬선 안 될 앙금들

깨진 것들은 언제 어디서나 날을 세우지만

이제는 물속으로 숨어버렸다, 아니

잠겼다,

진보로 가는 34번 길 임하호에서

다시는 눈물 뿌릴 일 없는

인연이란 끄나풀로도 묶일 일 없는

그래, 올 때처럼 떠날 때도 뒤돌아보지 말자

쌓이는 번뇌(煩惱) 툴툴 털어버리고

타령 한마디 컬컬하게 풀었다 다시 접어놓고

약주 한잔 물 위에 뿌린 뒤 음복하고 떠나온

임하댐 임동초여


물 속에 잠겼다는

다시 떠오르는

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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