임하댐에서
한승필
언제였던가
슬픔 한자락 깔아 놓고 떠나온
가슴에 담아둬선 안 될 앙금들
깨진 것들은 언제 어디서나 날을 세우지만
이제는 물속으로 숨어버렸다, 아니
잠겼다,
진보로 가는 34번 길 임하호에서
다시는 눈물 뿌릴 일 없는
인연이란 끄나풀로도 묶일 일 없는
그래, 올 때처럼 떠날 때도 뒤돌아보지 말자
쌓이는 번뇌(煩惱) 툴툴 털어버리고
타령 한마디 컬컬하게 풀었다 다시 접어놓고
약주 한잔 물 위에 뿌린 뒤 음복하고 떠나온
임하댐 임동초여
물 속에 잠겼다는
다시 떠오르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