안동역에서
한승필
누구는 “안동역에서” 간드러지게
눈도 안 오는데, 내리는 눈이 무릎까지 닿는다고
엄살 부리고 나는 슬쩍 누가 볼까,
지나쳐 왔을 뿐 “안동역에서”는 부르지도 않았다
듣기는 해도 부르기 싫은 죽어도 싫은
안동 어디쯤 지워야 할 잔해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
까치집에 걸린 가오리연(鳶) 같은
어디쯤인가, 발길이 머문 자리
먼발치서 나는 너를
안개길의 통증처럼
뼈에 묻는다
안동역에서
한승필
누구는 “안동역에서” 간드러지게
눈도 안 오는데, 내리는 눈이 무릎까지 닿는다고
엄살 부리고 나는 슬쩍 누가 볼까,
지나쳐 왔을 뿐 “안동역에서”는 부르지도 않았다
듣기는 해도 부르기 싫은 죽어도 싫은
안동 어디쯤 지워야 할 잔해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
까치집에 걸린 가오리연(鳶) 같은
어디쯤인가, 발길이 머문 자리
먼발치서 나는 너를
안개길의 통증처럼
뼈에 묻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