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다에서 바다가 그리운 사람 한승필 바다에서 바다를 외면하는 날이 있다 하사에서 장교가 된 간부학교 출신의 이 중위 황해도 어디, 고향은 모르지만 그는 부산 어느 바닷가 고아원이 집이다 달지도 못해본 일 계급 특진 대위가 되어 그는 지금 국립묘지에 한 줌의 재로 누워있다. 찾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한 무덤 그를 생각하면 왠지 바다를 잊고 싶다 꿈 많은 시절, 이 중위의 밀어들이 독백으로 흘러갔을 그 바닷가, 너의 마음 한가운데 풀어 놓은 고백들이 이젠 내게로 한숨처럼 스며든다 퀴논의 밀림속에 잠 들었을 전설 같은 옛 얘기를 진주처럼 키워낸 사람 그 바다 수심 깊은 용궁이 너무 멀고 아득하다 바다에서 바다가 미치도록 그리운 날 너의 가슴 한복판에 길을 내는 일이 죽음처럼 서러울 때 청춘의 목마른 갈증을 눈물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