장례식 한승필 문명이 열리던 최초의 역사도 그랬을까 오랜 친구의 죽음으로 본 막다른 길목에서 의사들은 생명을 저울 위에 올려놓고 눈금만을 보고 있었다 누가 볼까, 양심주머니 속 숨은 진실을 인술은 언제나 옛말 같았다,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내 눈은 그렇게 보고 있었다. 수많은 죽음을 만지다 보면 감각 기관들이 죽어있겠지 옆 동 장례식장을 보고도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의 예식으로 암암리에 돈뭉치가 오고 가는 주검을 놓고 흥정하는 보험회사와의 줄다리기와 재산상속을 위한 분배의 법칙에 따른 난투극, 삶의 한 단면을 보았다고 생각하면 착각일까, 누가 어떻게 전쟁에서 적의 한방에 결론은 주검의 향연이었다 그런 죽음도 예식만은 치러야 했다 아니 연고자가 있다면 거쳐야 할 의례 행사 같은 멀리서 보았을 땐 행려자의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