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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장례식

장례식 한승필 문명이 열리던 최초의 역사도 그랬을까 오랜 친구의 죽음으로 본 막다른 길목에서 의사들은 생명을 저울 위에 올려놓고 눈금만을 보고 있었다 누가 볼까, 양심주머니 속 숨은 진실을 인술은 언제나 옛말 같았다,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내 눈은 그렇게 보고 있었다. 수많은 죽음을 만지다 보면 감각 기관들이 죽어있겠지 옆 동 장례식장을 보고도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의 예식으로 암암리에 돈뭉치가 오고 가는 주검을 놓고 흥정하는 보험회사와의 줄다리기와 재산상속을 위한 분배의 법칙에 따른 난투극, 삶의 한 단면을 보았다고 생각하면 착각일까, 누가 어떻게 전쟁에서 적의 한방에 결론은 주검의 향연이었다 그런 죽음도 예식만은 치러야 했다 아니 연고자가 있다면 거쳐야 할 의례 행사 같은 멀리서 보았을 땐 행려자의 ..

시몇편 2020.03.04

*나폴레옹 손

나폴레옹 孫 한승필 월남 지원으로 맹호가 되어 안케 작전에서 청춘이 박살 난 朴가 성 쓰다 孫가 성을 되찾은 옆집 고참 선배는 800원짜리 나폴레옹을 청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다녔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알프스를 넘었지만 위스킨지 코냑인지 손바닥만 한 술 한 병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던 하사 계급 전투수당 박통에게 날리고 홧김에 남의 소 궁둥이에 칼을 꽂은 손형은 얼마 뒤 인천에서 칭다오를 오가며 식품 무역하다 I,M,F로 부도났다는 나 역시 직행버스(막걸리에 소주를 탄 술)에 찌들어 한강의 기적을 넘지 못했던 그래도 궁색한 그 시절에 나폴레옹 주둥이가 입에서 떠나지 않던 손 선배가 무척이나 부러웠다, 아, 위대한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여 시월 유신의 쪼다 나폴레옹 孫이여

시몇편 2020.02.15